오마이뉴스 국민들에게서 멀어지는 독립기념관

기사입력 2004.09.20. 오후 3:56 최종수정 2004.09.20. 오후 3:56

[오마이뉴스 민성기 기자]


▲ 국민의 성금 500억원이 모여 건립된 독립기념관. 충남 천안시 목천읍에 위치해 있다.ⓒ2004 민성기

지난 1982년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사건을 계기로 국민성금 500억원을 모아 건립한 독립기념관이 그간 운영과 전시 등에서 적잖은 문젯점을 드러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87년 개관 당시 하루 관람객이 20~30만명이었던 독립기념관은 현재 관람자 수가 대폭 감소했다. 특히 당초 설립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만성적인 적자운영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역사교육 기관으로 다시 태어나야 독립기념관을 관람한 시민들은 대부분 “중·고등학교 때 단체 견학으로 갔다 왔다”며 전시물이 좋았다는 반응보다 “기념관을 돌아다니기 힘들었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독립기념관 소장자료는 개관 당시 4만3천여 점이었던 것이 17년이 지난 지금 2만8천여 점이 증가해 현재 7만1천 여 점이다. 또 소장자료의 대부분은 사진자료여서 기념관의 전시가 박물관의 자료전시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형극장에서 상영중인 영상물 ‘우리가 만드는 세상’은 2000년 제작된 것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과 관련한 3D 영상물이 상영되는 등 현대 감각에 떨어지는 면이 보여 영상물 교체 또한 시급한 실정에 놓여있음을 보여준다. 독립기념관 내 전시물과 관련한 사항은 학예실에서 총괄해 관리,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사항을 관리하는 학예실의 연구원은 단 3명이다. 또 학예실과 연계된 독립기념관 내 부설기관인 독립운동사 연구소도 연구원 수가 10여 명 안팎이다. 이에 대해 학예실의 한 관계자는 “운영이나 예산적인 측면에서 너무 열악해 훌륭한 연구원들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전시물 교체에 관련해서도 예전에는 무상으로 받을 수 있던 자료를 현재는 돈을 주고 구입해야하는 실정이라 현실적으로 전시물 교체에 있어서도 무리가 있다”며 현재 독립기념관 전시와 관련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원형극장에서 상영하는 영상물과 관련 “한번 만드는 제작비가 어마어마해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도상 순국선열유족회 자문위원은 “현재 독립기념관은 시대에 뒤처진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며 “디지털시대 감각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현대적 마케팅 전략 도입을 통해 사계절 국민의 발걸음이 멈추지 않는 기념관으로 활성화 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독립기념관은 한 마디로 재미없게 만들어 놓았다”며 “구체적인 역사체험코너, 독립기념관 내 역사학교를 설립하는 등의 개혁이 없는 한 점점 관람객들로부터 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독립기념관에는 '친일사료관'이 없다 독립기념관의 운영 문제와 함께 친일인사 관련물 전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법 및 친일인명사전 편찬 등 친일잔재청산과 관련해 사회적 노력이 일고 있으나 독립기념관 내 전시관에는 아직도 친일인사가 애국지사로 미화돼 버젓이 전시돼 있다. 지난해까지 독립기념관 내 전시자자료 가운데 논란이 됐던 자료는 제6관(사회문화운동관)에 전시됐던 조선일보 윤전기였다. 지난 2001년, 제6관이 재개편되면서 선을 보인 조선일보 윤전기는 항일언론의 상징으로 전시됐다가 시민단체와 학계의 항의부닥쳐 결국 지난해 철거됐다. 이밖에도 친일행적이 뚜렷한 홍난파, 윤치호 등과 관련한 자료도 철거된 바 있다. 김삼열 독립운동유공자유족회 회장은 “아직도 독립기념관 내 친일관련 인사들이 존재하고 있다”며 “별도로 친일관을 건립해 친일인사들의 행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독립기념관 제2관(근대민족운동관)에는 조선총독부 중추원 부의장까지 지냈던 박영효가 정치개혁운동가로 소개돼 있다. 또 제4관(3.1운동관)에는 민족대표 33인과 관련한 전시물 가운데 친일인사였던 박희도, 정춘수, 최린, 최남선 4명이 포함돼 있다. 그밖에 친일 언론 시비에 휘말린 조선, 동아의 자료 등도 여전히 전시돼 있다. 독립기념관의 한 관계자는 '친일사료관' 건립과 관련, "친일인사들을 따로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제기된 적이 있었지만 굳이 친일관이 필요하냐는 자문위원들의 의견이 다수였다”며 "현재는 친일파 연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묻혀져 있는 독립운동가를 발굴하고 찾아 나서는 것이 시급한 일이라고 해서 이 건은 더이상 진척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독립기념관은 지난 5일 이문원 관장의 임기가 끝난 후 아직 후임관장 임명되지 않아 현재 관장이 공석이다. 독립기념관의 한 관계자는 "경영능력과 기념관의 정신을 잘 살릴 수 있는 유능한 분이 관장으로 뽑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성기 기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씨피엔문화재방송국(http://www.icpn.co.kr)에서 제공하는 뉴스입니다. 씨피엔문화재방송국은 문화재 전문 인터넷방송국으로 현장고발, 문화재 뉴스를 제공하며 아라리답사, 우리동네 문화재 1점지키기, 호기심 영상 등의 컨텐츠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 2004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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