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청산 반대 의원 낙선운동 할것"

기사입력 2004.01.05. 오후 4:12 최종수정 2004.01.05. 오후 4:12

일제강점하 강제동원 진상규명 특별법과 일제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와 관련 유가족들의 목소리가 드높아가고 있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인 두 법안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일부 위원의 문제제기로 아직 법사위 전체회의로 회부조차 되지 않고 있다.


특히 법사위 쪽은 예산 부수법안의 미비와 부실한 법안문구를 이유로 이번 임시국회내 통과는 어렵다며 처리 연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이 법안의 자동폐기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시민단체와 관련 유가족들은 이 두 법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법안 통과 반대의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낙선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광복회, 독립유공자협회 등 민족정기회복 시민단체연대 대표단과 일제강제연행피해자 단체 소속 회원들은 5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특별법 및 일제강제동원 진상규명 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두 법안의 통과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법사위 법안심사소위 소속 의원들의 사무실을 항의방문했으나 지역행사를 이유를 자리를 비워, 이들 의원을 직접 만나 항의의사를 전달하지는 못했다.



특별법 제정 촉구 유서 낭독 하기도


특히 이금주(83세) 태평양전쟁 희생자 광주유족회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일제강점하 강제동원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내용의 유서를 낭독해 분위기를 숙연하게 했다.


이 회장은 유서를 통해 "귀도 잘 들리지 않고 숨도 가쁘고 얼굴은 남편과 헤어지던 23세 뽀얀 피부의 얼굴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는 주름으로 가득찼으며 언제 죽을 지 모르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던 남편의 명예가 회복되는 것을 보지 않고서는 죽어도 눈을 감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제 죽기만을 바라고 있는 우리 회원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 그들의 시름을 달래고 눈물을 닦을 수 있는 이 '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특별법'을 제정해 달라"고 법사위원들에게 호소했다.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인 오행석씨(87세)도 준비한 성명을 읽어내려가면서 "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이야말로 일본 우익 인사들의 역사왜곡 망발과 거듭되는 야스쿠니 신사참배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현명한 대책"이라며 이 법안의 국회 통과를 강력히 촉구했다.


또한 민족정기회복 시민단체연대는 김희선 우리당 의원이 발의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특별법 통과를 국회 법사위원들에게 요구했다. 김삼열 민족정기회복 시민단체연대 대표는 "일본국이 우리민족을 우롱하고 있는 이 시점에 친일민족반역자들이 사회지도자로 애국자로 둔갑해 기념사업회를 만들고 동상을 세우며 대대로 살고 있는 것은 민족정기 실종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관련 특별법의 16대 국회 내 통과를 촉구했다.


김 대표는 16대 국회 회기 안에 이 법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전국조직을 총동원해 반대의원들에 대한 낙선운동 등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반민특위 위원장 김상덕 선생의 장남 김정육씨, 반민특위 부위원장 김상돈 선생의 차남 김준형씨, 항일독립운동가 석주 이상룡 선생의 증손 이항증씨, 중경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역임한 동암 차리석 선생의 장남 차영조씨 등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관련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내용이 적힌 조그마한 현수막을 들고 기자회견장 뒤편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눈길을 끌었다.


한편, 법사위 입법조사관실의 한 관계자는 과거사 관련 법안의 처리 일정과 관련 "이번 임시국회내에 처리하기는 사실상 힘들다"면서 2월 임시국회중에 통과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 두 법안의 심사가 늦어지는 배경에 대해 "예산에 대한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았고, 정부와도 협의가 거의 안 된 듯하다"고 말했다. 또 일부 법안은 굳이 법률로써 보장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법제정 자체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보이기도 했다.



ⓒ 오마이뉴스 이성규


/이성규 기자 (dangun76@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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