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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前 이곳을 기억하자"…남산 '통감관저터'에 표석

  • CBS사회부 김효은 기자 메일보내기

  • 2010-08-29 15:46


'한·일 강제병합조약'이 체결된 옛 조선통감관저 터에서 국권 피탈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표석이 세워지는 등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서울 각지에서 실천적 행사가 열렸다. 한·일 시민단체 117개로 구성된 '강제병합100년공동행동 한·일실행위원회'는 29일 낮 서울 남산 유스호스텔 앞 공원에서 시민단체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통감관저 터' 표석 제막식을 열었다. 통감관저는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된 후 이듬해 2월부터 일본이 사용하던 곳으로, 100년 전 이날 이곳에서 대한제국의 이완용 총리대신과 일본의 데라우치 통감이 한·일 강제병합조약을 체결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핫토리 유이치 의원(사민당)과 김성곤 의원 등 한·일 정치인을 비롯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과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등 학계·교육계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은 이날 제막식에서 "우리 정부는 100년이 지나도록 이 터전을 버려왔다"면서 "나라를 빼앗긴 것도 부끄럽지만 그 사실을 안타까워 하지 않는 현실도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를 기원하는 한·일 시민단체들의 염원을 모아 이 표석을 세우게 됐다"면서 "이 표석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향후 동아시아의 역사도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 함께 한 핫토리 의원은 "일본이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과는 물론 피해보상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일본의 수치"라면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회의원으로서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해학 공동행동 한국실행위 상임대표는 "가슴 아픈 역사가 시작된 이곳에 표석을 세우자고 서울시에 건의했으나, 당초 시는 '녹천정 터'로 이름을 변경하자고 말하는 등 수치를 감추려고만 했다"면서 "치욕의 역사라 할지라도 이를 보존하는 것이 후세를 위한 길"이라고 설명했다. 야노 히데키 일본실행위 사무국장은 "이 표석을 통해 지금의 세대들이 강제병합의 역사를 계속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막식이 끝난 뒤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성균관대로 장소를 옮겨 한·일 시민대회 폐막식을 열고 '한·일시민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노역 문제 등 일본의 식민지 범죄를 청산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 일본군 위안부 범죄에 대한 사과와 법적 배상 ▲ 강제동원 피해 구제를 위한 입법화 ▲ 야스쿠니신사 무단합사 반대 ▲ 사할린 동포 문제의 해결 ▲ 일본 내 역사왜곡 교과서 채택 저지 등을 위한 행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에 앞서 종로구 탑골공원에서도 광복회와 독립유공자유족회 주최로 한일강제병탄 100년을 기리기 위한 행사가 개최됐다. [BestNocut_R]김영일 광복회장은 이날 개식사에서 "경술국치는 6·25와 민족분단 등의 동족상잔으로 이어지게 된 참으로 뼈 아픈 날"이라면서 "일제침략이라는 외부 요인은 물론 국력이 약했던 내부적 요인에서도 경술국치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며 성숙한 역사 의식을 주문했다. 학생대표들은 이날 결의문 낭독을 통해 ▲ 일왕의 진솔한 사죄 ▲ 조약의 원천무효 선언과 국가책임 이행 ▲ 독도에 대한 영토주권 침해 중단 ▲ 안중근 의사의 유해 찾기 동참 ▲ 남북한 통일문제 협조 등을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양 국가보훈처장과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장, 광복회원, 시민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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